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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피젠트' 극심한 가려움에도 쓴다…피부과 처방 확대 예고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최근 임상현장에서 활용도가 급증하고 있는 듀피젠트(두필루맙)가 적응증 확대로 추가 영역확대에 나섰다.치료제가 제한적이었던 '결절성 가려움 발진(이하 결절성 양진)'에 까지 적응증이 확대되면서 활용도 급증할 전망이다.국립중앙의료원 안지영 교수는 듀피젠트가 결절성 양진 분야에서 메인 치료옵션으로 활용될 것임을 시사했다.국립중앙의료원 안지영 교수(피부과)는 28일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가 개최한 행사에 참석해 결절성 양진에서 분야 국내 치료현황과 듀피젠트 적응증 확대에 따른 패러다임 변화를 전망했다.결절성 양진은 기저의 제2형 염증과 연계돼 피부, 면역계, 신경계 등과 상호 관련성을 갖는 만성 쇠약성 염증 질환이다. 주된 특징인 극심한 가려움증은 신경, 면역학적 상호작용에 의해 지속적으로 악화될 수 있다.모든 연령대에서 나타날 수 있지만 특히 50~60대 고령층에서 발병률이 높다.환자의 80% 이상은 6개월 이상, 절반 이상은 2년 이상 지속되는 가려움증 증상을 보이며, 60% 이상에서 수면 악화가 보고되고 건강한 사람에 비해 우울증이나 불안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안지영 교수는 "결절성 양진은 다양한 염증성 피부 질환 중에서도 극심한 가려움증으로 인해 삶의 질 영향이 가장 크다"며 "실제로 환자 60% 이상은 만성적인 가려움증으로 인해 수면 악화를 겪으며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고 치료의 어려움을 설명했다.이어 "결절성 양진은 가이드라인이 존재하지 않아 임상적 특징에 따라 판단한다"며 "대부분의 환자는 6개월 넘는 기간 동안 지속적인 가려움증을 경험하고 환자의 절반 이상은 2년 넘게 지속적인 가려움을 경험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임상현장에서 결절성 양진에 활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제한적이었다는 점이다.실제로 그동안 결절성 양진에는 국소 스테로이드, 전신 면역억제제 등 제한적으로 사용해왔으나 근본적인 치료에 어려움이 있어 새로운 치료 접근 필요성이 강조돼 왔다.안지영 교수는 이 같은 제한적 치료 상황에서 듀피젠트가 결절성 양진을 유발하는 주요 인자를 직접적으로 표적한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그는 "그동안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어 환자들 중 약 60%는 치료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심지어 치료제 대신 사용 중인 국소 스테로이드제는 충분한 치료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가 73%나 돼 새로운 치료 접근 필요성이 절실했다. 사실상 국소 스테로이드제는 효과가 없고 면역조절제를 활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말했다.이어 안지영 교수는 "결절성 양진은 아토피피부염, 천식 등과 같은 제2형 염증성 질환과 관련이 있다. 결절성 양진 환자 절반 가량은 아토피성 동반질환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난다"며 "듀피젠트는 제2형 염증을 유발하는 주요 인자인 인터루킨-4(IL-4), 인터루킨-13(IL-13) 사이토카인을 표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듀피젠트의 경우 2020년 급여 적용과 함께 국내 처방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대표적인 품목이다.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22년 1052억원였던 국내 매출액은 지난해 1432억원까지 치솟으며 임상현장에서의 입지가 커지고 있다. 아토피의 경우 소아청소년까지 급여가 확대돼 적용 중이며, 최근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영유아까지 확대 논의를 벌이고 있다. 결절성 양진까지 적응증을 추가하며 추가 매출 상승이 기대된다. 임상현장에서는 결절성 양진으로 현재 비급여로 70만원 선에서 활용되고 있다.
2024-02-28 11:53:47제약·바이오

"치료 옵션 늘어난 아토피 질환…다양한 접근성 보장 필요"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아토피피부염에 새로운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아토피를 치료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외부증상 등 객관적 지표 외에도 환자들의 의견과 같이 주관적 지표를 반영하는 등 다양한 치료접근이 필요하다."아토피피부염(이하 아토피) 질환은 최근 활발하게 신약이 개발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국내에서는 JAK 억제제 계열 신약이 순차적으로 허가를 받은 것은 물론 최근 린버크(유파다시티닙)와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가 소아·청소년 분야로 적응증을 확대하면서 역할을 늘리고 있다.아토피 질환의 특성상 환자의 증상이 획일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다양성을 가지고 있어 환자와의 소통을 통한 적절한 치료법을 찾는 것이 강조되는 상황.(왼쪽부터)캐나다 오타와대학 의학부 피부과 과장인 마크 커초프 박사, 국립중앙의료원 안지영 교수(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학술이사)국립중앙의료원 안지영 교수(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학술이사)‧캐나다 오타와대학 의학부 피부과 과장 마크 커초프 박사는 아토피 치료제의 옵션 증가에 따른 적절한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안지영 교수와 마크 커초프 박사가 아토피 치료와 관련해 공통으로 강조하는 개념은 MDA(Minimal Disease Activity)로 이를 직역하면 최소한의 질병 활동이다.2년간에 걸쳐 여러 의료진이 아토피 치료에 바람직한 치료가 무엇인지 논의하고 목표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환자들이 겪는 질환의 고충과 미충족수요 등을 통해 MDA가 도출됐다는 게 두 전문가의 설명.마크 박사는 "MDA는 임상적으로 사용하는 EASI 점수나 스코라드(SCORAD) 점수 같은 여러 가지 지표들이 포함돼 있지만, 환자들의 의견도 많이 반영했다"며 "공동 의사 결정, treat to target(T2T)이라는 원칙, 임상적 지표, 환자들의 의견 지표 등을 함께 포함했다"고 말했다.MDA 관련 연구에서는 제시하는 환자성과보고(PRO, patient reported outcome) 지표는 가려움증(WP-NRS), 피부 병변(POEM), 수면 방해(sleep NRS), 정신건강(HADS), 피부 통증(pain NRS), 일상 활동성 정도(DLQI(16세 이상), CDLQI(4-16세), IDQOL(4세 미만) 등이 해당된다.이에 대해 안 교수는 "ESAI 점수가 외적으로 보이는 증상을 점수화했다면 환자의 가려움증이나 삶의 질을 측정하는 주관적 증상이 PRO다"며 "아토피 치료에서 환자의 주관적 의견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객관적 지표와 주관적 지표를 모아 점수화해 MDA를 위한 치료 목적에 포함시켰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MDA 개념 국내 적용 급여 상황 한계 아쉬워"하지만 급여라는 상황이 존재하는 국내 환경을 고려했을 때 여전히 MDA의 개념을 임상현장에서 적용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안 교수는 "새로운 치료제가 고가이다 보니까 재정의 한계로 보험 기준이 항상 까다롭고, 어쩔 수 없이 눈에 보이는, 객관적인 기준인 EASI 점수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환자들 입장에서 객관적 기준보다 주관적 기준이 훨씬 더 힘들 수 있는 상황에서 보험에 반영할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한계점이다"고 언급했다.반면, 캐나다의 환경은 한국의 보험급여 기준인 전신요법 3개월 이상 사용과 EASI 점수 기준 23점보다 낮은 16점을 채택하고 있다. 즉, 한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MDA를 적용하기에 적합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의미다.마크 박사는 "캐나다의 EASI 점수가 한국보다 더 낮지만 이와 함께 다른 신체 부위에 비해 타격이 큰 얼굴, 손, 발 등에 증상이 있는 경우 기준 미달에도 차세대 치료제 사용할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하는 접근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이에 대해 안 교수는 "드러나는 부분인 얼굴, 목 쪽의 병변은 아시안 아토피피부염 환자에서 더 특징적으로 나타나고, 중증일수록 심하다"며 "청소년 환자 같은 경우에는 얼굴, 목처럼 보이는 부분에 증상이 심하면 더 위축되고, 교우관계에 문제가 될 수도 있어 이런 부분을 보완할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해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두 전문가는 국내 급여 환경에서 아토피 치료제 간 교체 처방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최근 국내 아토피 치료의 주요 변화 중 하나는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적응증 확대. MDA는 환자의 주관적인 기준이 반영되는 만큼 소아 환자보다 청소년 환자가 이러한 개념을 적용하기에 더 적합하다는 게 두 의료진의 의견이다.다만, 아직 JAK억제제 중 급여가 되는 치료제는 린버크가 유일한 상황. 마크 교수는 청소년 환자의 치료 관점에서 빠르게 가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마크 박사는 "청소년 환자의 경우 학생이기 때문에 시험공부를 해야 하는데 가려움증 때문에 잠을 못 자거나 수면 부족으로 집중도 못 하고, 공부도 못하는 악순환을 겪는 경우가 있다"며 "환자 중에서 EASI 점수는 약 5~6점 정도밖에 안 되는데 가려움증이 큰 문제인 환자(NRS가 10점 만점에 9점 혹은 10점)들에게 유파다시티닙을 많이 사용했고, 상당 부분 좋은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하지만 국내 급여 환경에서 아토피 치료제 간 교체 처방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마크 박사는 "환자마다 어떤 치료제가 더 적합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한번 고르면 바꿀 수 없는 것은 큰 문제라는 생각"이라며 "치료 시작 시 어떤 약제에 어떻게 반응하고 이상 반응을 겪을지 사전에 판단할 지표가 없어 상황에 따라 약제를 바꿀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안 교수 역시 "비급여 환자들 사이에서는 치료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약제를 바꿔서 쓰는 경우가 있고, 안전성이나 결과도 만족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며 "모든 상황을 고려해 봤을 때 개인적으로 당장 (교체 처방을) 적용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끝으로 안 교수는 새로운 치료제 이외에 기존의 치료를 접목한 결합 치료의 중요성도 강조했다.그는 "새로운 치료제가 나왔지만 늘 사용하던 국소 치료, 즉 바르는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도 굉장히 중요한데 간과하는 경우가 있다"며 "같이 사용하면 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새로운 치료제가 출시되면서 잊고 있는 경우도 존재하는데 기존 약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2023-05-23 05:30:00제약·바이오
초점

소아청소년으로 파이 커진 아토피 시장…누가 승기 잡을까?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새로운 치료제가 연이어 건강보험 급여권에 들어서며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시장이 또 한번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4월부터 소아청소년까지 중증 아토피 치료제에 대한 급여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임상현장에서 지속적으로 급여 확대를 주장할 만큼 수요가 많은 부분이라는 점에서 더욱 치열한 점유율 경쟁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특히 급여 범위 확대의 직접적 수혜를 입은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와 린버크(성분명 올루미언트)가 각기 특성이 다른 만큼 환자 상황에 따라 임상 현장의 선택도 갈릴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소아‧청소년' 대상 급여범위 확대 최대 수혜 듀피젠트14일 제약계에 따르면 4월부터 소아청소년까지 중증 아토피 치료제 급여 범위가 확장되면서 제약사들간의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기존에 만 6세 이상 소아 및 청소년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질환 부담이 높지만 장기적으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치료옵션이 제한적이었다.소아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는 주로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TCS)나 사이클로스포린 등이 사용되고 있는 상황. 국소치료제로 호전되지 않아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추가적인 전신치료가 필요했지만 피부가 얇은 부위에는 낮은 등급의 TCS라도 장기간 사용 시 국소 부작용의 우려가 존재했다.또 소아아토피의 경우 성장발달과 연관돼 치료제를 강하게 쓰는 것이 어려워 기존의 산정특례 혜택을 적용하기에는 현실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 존재했다.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손상욱 회장(고대 안산병원 피부과)은 "아토피피부염으로 인한 심한 가려움증 등의 증상은 청소년들의 성장 발달 및 학업을 저해하는 등 성인보다 더 큰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번 보험 급여 확대로 많은 청소년 환자와 보호자들이 경제적 부담을 덜고 좀 더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이런 차원에서 급여범위 확대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예측되는 것은 듀피젠트. 린버크의 경우 만 12세 이상 청소년을 대상으로 급여 대상이 커진 것에 비해 듀피젠트는 만 6세 이상으로 급여기준이 더 넓기 때문이다.새롭게 적용되는 소아청소년 중증 아토피 환자의 급여기준을 살펴보면 청소년의 경우 기존 만 18세 이상 성인 환자와 급여 기준이 동일하게 책정된 상황.아토피 시장의 급여환경이 달라지면서 새로운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반면 만 6-11세 소아 대상 듀피젠트 급여 기준은 1년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만성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로서 ▲듀피젠트 투여시작 전 습진중증도평가지수(EASI)가 21 이상인 경우 ▲1차 치료제로 국소치료제를 4주 이상 투여했음에도 적절히 조절되지 않거나 부작용 등으로 사용할 수 없는 경우로 상대적인 허들이 낮은 편이다.손 회장은 "소아 아토피에서 국소치료제 4주 사용하고 면역치료제는 기준에 담겨 있기 때문에 듀피젠트 사용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또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이동훈 정보이사(서울대병원 피부과)는 "기존에 산정특례 대상이 되는 중증의 경우 약 20%의 환자가 해당된다고 생각한다"며 "앞서 치료제를 사용하고도 좋아지지 않는 환자가 대상인 만큼 소아청소년 모두 대상환자가 더 적어지지만 소아는 더 완화된 기준이 적용돼 청소년보다는 생대적으로 더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의약품조사기관 아이큐비아의 분석 결과 듀피젠트는 산정특례 적용이후 2021년 772억원의 매출을 올린 뒤 지난해 105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큰 성장 폭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 이런 상황을 고려했을 때 듀피젠트는 소아청소년 급여 확대로 보다 더 큰 매출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듀피젠트‧린버크 격전지 '청소년'…환자 특성 따라 선택도 다양그렇다면 듀피젠트와 린버크가 맞붙게 되는 청소년 중증아토피에서 임상현장의 선택은 어떻게 갈릴까?전문가들은 환자 상태에 따른 투약방식과 효과의 속도 그리고 안전성이 고려된 처방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이 정보이사는 "이제 급여가 적용된 만큼 시간이 있어야 방향성을 볼 수 있지만 새롭게 치료제를 처방받는 경우는 장단점을 비교한 뒤 환자와 공동의사결정을 도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가령 2주마다 주사를 맞는 게 번거롭지만 검사가 싫은 경우는 듀피젠트 그리고 증상을 빨리 조절하고 복용을 편하게 하고 싶은 경우는 린버크를 선택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또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안지영 교수는 "아이들이다 보니 주사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른 선호도나 내원에 대한 부담 등 성인보다는 고려사항 다양할 것으로 본다"며 "치료제는 모두 좋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부가적인 부분들이 고려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주요 아토피 치료제  효능효과 및 투여 방법이와 함께 고려될 수 있는 부분은 약가다. 급여가 적용되는 시점에서 환자 부담액은 크게 줄어들지만 산정특례 특성상 환자가 10%의 약가를 부담해야 되는데 듀피젠트는 최대 133만~174만원(본인부담 10%특례 적용)수준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이유다.린버크의 경우 15mg 1일 1회 투여기준 2만10원의 약가로 1달이 30일이라고 전제했을 때 60만300원의 비용이 든다. 여기에 산정특례 10%를 적용하면 환자 부담금액은 6만30원으로 1년으로 환산했을 때 72만360원의 비용이 들어 듀피젠트보다는 환자부담이 적은 편이다.A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린버크가 듀피젠트와 비교해 연으로 봤을 때 몇 십만 원 정도 환자 부담이 적은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치료제간 선택이 갈릴 정도로 큰 차이는 아니라고 보고 어떤 치료제가 환자에게 더 효과적일지가 우선순위가 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소아청소년 성인보다 '안전성' 더 민감…선택 영향 미칠까?모든 치료제 선택에 안전성은 빼놓을 수 없는 이슈지만 전문가들은 장기간 처방이 이뤄지는 아토피 질환의 특성과 소아청소년이라는 환자 나이까지 고려했을 때 안전성 문제를 지속적으로 언급하는 모습이다.이에 대해 안 교수는 "소아청소년은 향후에 동반질환 등이 새길 여지가 더 크다고 생각했을 때 안전성에 대한 부분도 충분히 고려를 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이런 차원에서 듀피젠트와 린버크는 지속적으로 장기안전성 데이터를 발표하면서 안전성을 어필하는 상황.먼저 듀피젠트는 지난해 10월 국제아토피피부염학회(ISAD에서는 공개된 만 12세 미만 소아·청소년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PEDISTAD 리얼월드 연구의 2년 중간 분석 결과를 통해 안전성 프로파일과 일관된 결과를 보였다.분기별 주요 아토피 치료제 매출공개된 연구에 따르면, 듀피젠트 투여군은 투여 2년 간 치료 중단 누적 비율 8.3%를 보여 대조군인 메토트렉세이트 투여군 28.9%, 사이클로스포린 투여군 43.8%보다 낮았으며 이상반응 발생률 또한 18.1%로 메토트렉세이트 투여군 28.9%, 사이클로스포린 투여군 31.4%에 비해 더 낮았다.또 린버크는 지난 해 'Rising Up' 임상연구 결과 발표로 일본 청소년 및 성인 중등증-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TCS(국소코르티코스테로이드)와 린버크 병용 시 장기적인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바 있다.연구 결과 16주까지 관찰된 피부 개선(EASI 75) 효과는 112주까지 지속돼 린버크 15mg 치료군의 69.5%, 린버크 30mg 치료군의 74.4%가 달성했다.이와 함께 112주까지의 치료에서 약물과 연관될 가능성이 있는 이상반응 발생은 린버크 15mg 치료군에서 29.5건/100PY(인-년, patient-years), 린버크 30mg 치료군에서 36.0건/100PY으로 나타났다.중대한 이상반응 발생은 린버크 15mg 치료군에서 5.1 건/100PY, 린버크 30mg 치료군에서 2.9건/100PY이었다. 전반적으로 16주 단기 연구에서 도출됐던 것과 유사한 안전성 프로파일이 확인됐고, 새로운 안전성 위험은 관찰되지 않았다.이 정보이사는 "먼저 출시된 듀피젠트가 린버크에 비해 더 많은 장기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만큼 이 측면에서는 강점이 있다고 보인다"며 "린버크 역시 아주 장기는 아니지만 안전성이 문제된다는 신호는 없는 상태라는 점에서 추후 장기데이터가 나와야 비교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시빈코 아토피 적응증 급여 코앞…경쟁 스타트라인한편, 청소년 아토피 시장 경쟁과 관련해 올해 상반기 중으로 화이자의 시빈코(성분명 아브로시티닙)까지 급여권에 진입한다면 3파전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시빈코 역시 JADE DARE 연구를 통해 듀피젠트와 직접지교 임상을 진행한 만큼 추후 처방에 있어 강점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특히, 시빈코가 습진 중증도 평가지수 기준(EASI, Eczema Severity Index) 75% 개선을 달성한 환자 비율(EASI-75)을 비롯해 EASI-90까지 굉장히 도전적인 목표에서도 한 4주째 굉장히 좋은 결과를 보인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어 빠른 효과를 원하거나 질병 부담이 높은 환자에게 강점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B대학병원 피부과 교수는 "시빈코의 용량이 50mg, 100mg, 200mg 등 3가지로 다양하고 100mg과 200mg은 가격이 같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린버크의 경우 용량에 따라 가격이 차이가 있는데 중증도가 더 심한 환자에게 더 높은 용량을 사용하려 했을 경우 경제적인 면에서 부담이 덜 할 수 있다"고 말했다.다만, 아직까지 시빈코가 급여에 진입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른 치료제들의 처방경험이 쌓이고 있다는 점과 교차처방이 불가능하다는 부분은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이 정보이사는 "시빈코가 린버크 등과 비교해 고용량에서는 좀 더 나은 결과를 내고 있지만 저용량에서는 비슷하기 때문에 선호도나 약가차이 등이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다만 아직까지 급여 상황에서 치료제간 교체하는 것이 불가능해 최초 치료제 선택에서 여러 사안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2023-04-15 05:30:00제약·바이오

아토피 신약 속속 급여권 진입…임상 현장의 선택은?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아토피피부염에서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 후속으로 JAK억제제 계열 신약이 급여권에 진입하면서 처방 선택지가 확대되고 있다.임상 현장에서 기대했던 JAK억제제의 급여처방 기준 완화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기존에 급여권에 진입했던 듀피젠트와 직접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결국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는 환자 상태와 상황을 고려해 다양한 처방 패턴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자료사진2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건복지부의 고시에 따라 JAK억제제 계열 치료제인 린버크(성분명 유파다시티닙)와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가 5월부터 건강보험급여 적용이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구체적인 급여 기준은 3년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성인 만성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로, 1차치료제로 국소치료제(중등도 이상의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또는 칼시뉴린저해제)를 4주 이상 투여했음에도 적절히 조절되지 않고, 이후 전신 면역억제제(사이클로스포린 또는 메토트렉세이트)를 3개월 이상 투여했음에도 반응(EASI 50% 이상 감소)이 없거나 부작용 등으로 사용할 수 없는 경우로 약제 투여시작 전 EASI 23 이상인 경우다.임상현장에서는 JAK억제제를 듀피젠트와 같이 중등도 이상의 아토피환자에게 사용하는 것보다 더 앞단에서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지만 급여기준을 놓고 봤을 때는 린버크와 올루미언트 모두 듀피젠트와 차이를 두고 있지는 않는 상태다.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안지영 교수는 "급여이전에 올루미언트와 린버크를 사용했던 환자의 경우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열어줬지만 신규환자의 기준은 여전이 허들이 있다"며 "JAK억제제의 경우 편의성이 있기 때문에 보험부분이 더 완화되기를 기대했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특히, 듀피젠트와 JAK억제제 간 교체처방이 되지 않는 것은 물론 JAK억제제간 교체처방이 되지 않는 점에서 아쉬움을 표했다.익명을 요구한 서울 상급종합병원 A교수는 "지금 기준에서는 어떤 아토피 치료제를 사용할지 결정해서 그 치료제만 사용해야 되는 상황이다"며 "듀피젠트와 JAK억제제는 물론 JAK억제제간도 반응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향후 보정이 있어야 된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치료자 입장에서는 바이오마커 등 약을 사용하고 효과를 미리 알 수 있는 지표가 있으면 좋은데 아직은 그런 기준이 없는 상황이다"며 "이를 찾기 위한 시행착오가 있고 약재를 고르는데 어려움이 있어 교체처방이 안 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고 언급했다.(왼쪽부터)올루미언트, 린버크, 듀피젠트 제품사진다르게 이야기하면 현재 듀피젠트, 올루미언트, 린버크 등 3개의 아토피 치료제의 경우 동일선상에서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 이는 앞으로 급여권에 진입할 것을 예상되는 시빈코(성분명 아브로시티닙) 역시 마찬가지일 것으로 전망된다.결국 주사제와 경구제라는 투여방식의 차이, 결막염 등의 부작용과 JAK억제제의 주요 블랙라벨로 알려진 혈전증 위험 그리고 환자의 상황까지 고려한 처방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현장의 시각이다.안 교수는 "환자의 상황과 상태 그리고 경제적인 부분과 동반질환 까지 고려한 치료제 선택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현재는 급여 적용이 한 개의 치료제만 가능하기 때문에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하고 환자의 의견도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와 함께 JAK억제제가 듀피젠트 대비 강점을 발휘 할 것으로 예상 됐던 비용적인 문제의 경우 급여보다는 비급여에서 힘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됐다.A교수는 "급여의 경우 환자 부담금이 적기 때문에 비용적인 차이로 치료제를 선택하는 경우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치료 중 탈락하는 환자가 발생하면 급여보다는 비급여로 치료제를 쓸 수밖에 없고 그런 부분에서는 장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또 강남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이상은 교수는 "옵션이 늘어난 만큼 치료제가 들어왔을 때 환자에게 어떤 옵션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컨센선스(합의)도 필요할 것으로 본다"며 "여러 무기를 가진 만큼 어떻게 잘 써야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2022-05-25 05:30:00제약·바이오

약가 재협상 기로 놓인 듀피젠트…후속 약물 영향은?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보험당국이 아토피 치료제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에 대한 건강보험 청구액 모니터링을 예고하면서 후속 아토피 치료제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22년 2분기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유형 가, 나) 모니터링 대상 약제'를 선정, 이를 안내한 것으로 나타났다.듀피젠트 제품사진.사용량-약가연동협상 제도는 사용량이 일정수준 이상 증가한 약품의 가격을 건보공단이 제약사와 협상을 통해 최대 10% 인하하는 제도다. 각 유형별 사용량 증가 정도를 모니터링해 협상 대상으로 선정한다.즉, 모니터링을 통해 예상보다 사용량이 급증했을 경우 제약사와 약가인하를 위한 협상을 벌이게 된다는 의미다.실제로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듀피젠트의 매출은 2018년 14억원을 기록한 뒤 ▲2019년 81억원 ▲2020년 236억원으로 지속적인 성장했지만 산정특례가 적용된 2021년 772억원의 매출을 기록을 기록하며 전년 보다 무려 228%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이를 최근 3년 분기별 매출 변화로 확장했을 때도 2020년 당시 100억 고지를 넘지 못했던 분기별 매출이 2021년 1분기 135억원으로 1000억을 돌파한데 어 같은 해 4분기에는 250억원을 기록하며 같은 해에도 2배 가까운 성장률을 보였다.아이큐비아자료 메디칼타임즈 재구성.이 같은 매출 성장은 다르게 말하면 임상현장에서 환자에게 치료제 투여가 많이 이뤄졌다는 것.듀피젠트의 산정특례 적용이 이전에 치료를 포기했던 아토피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계기로 작용해 접근성을 높였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의 시각이다.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A 임원은 "약물 치료를 위해 비용 부담이 컸던 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게 산정 특례 적용은 매우 중요한 이슈일 수밖에 없다"며 "그간 치료에 어려움을 겪던 환자가 많았기 때문에 청구액에도 이런 부분이 반영됐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듀피젠트가 4월 모니터링을 통해 약제 청구액을 분석해 협상 기준에 해당될 경우 이후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 대상으로 선정되게 된다.사용량-약가연동협상 제도는 사용량이 일정수준 이상 증가한 약품의 가격을 건보공단이 제약사와 협상을 통해 최대 10% 인하하는 제도로 듀피젠트 역시 대상으로 선정되면 약가 인하가 불가피해진다.하지만 아직까진 모니터링 대상에 선정된 것인 만큼 건보공단이 예상했던 범위 안에서 청구가 이뤄졌다면 약가인하까진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사노피 관계자는 "듀피젠트가 사용량 약가 연동 모니터링 대상에 포함된 것이지 실제 협상 대상에 포함된 것은 아니다"며 "듀피젠트는 위험분담제 약제로 고시된 표시가격을 기준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고 이후 환급형으로 인한 환급분 등을 제외한 후 협상 대상으로 확정된다"고 설명했다.즉, 지난해 매출이 급증했지만 위험분담제 약제에 따른 환급분 등이 고려돼야하는 만큼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한다는 의미다.아이큐비아자료 메디칼타임즈 재구성.여기에도 변수는 존재한다. 아토피는 완치의 개념이 적어 환자에게 지속적인 치료제 투여가 필요하고 이 때문에 치료제 투여 환자가 누적된다.특히, 듀피젠트가 소아급여를 신청한 상태에서 장기적으로 아토피 치료 환자군 자체가 커지는데 정부가 이에 따른 건보재정 부담 증가를 느낄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이에 대해 사노피 관계자는 "급여가 되면서 수면 아래에 있던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고 소아 연령까지 급여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에 따른 약가 조정 부분은 정부 당국과 지속적인 노력 및 합의를 통해 풀어갈 예정이다"고 밝혔다.또 제약업계에서는 올루미언트, 린버크 등 후속 아토피치료제가 급여권 진입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 듀피젠트의 모니터링 대상 약제 선정에 따른 결과는 추후 영향을 줄 수도 있어 보인다.치료제 계열로 봤을 때는 직접 비교약제가 아니지만 아토피 치료제 시장의 관점에서 접근할 경우 듀피젠트의 사용량 약가 협상의 여부에 따라 약가 인하가 결정되면 이후 진입을 노리는 치료제의 약가협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제약업계 A관계자는 "듀피젠트의 약가인하가 전제되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실제 영향정도를 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여파는 있을 것으로 본다"며 "아직 후속 치료제의 급여가 결정나지 않은 상황에서 모니터링 결과를 지켜봐야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결국 아토피 치료제 시장이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이를 어떤 관점에서 접근 하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이 때문에 임상현장에서는 아토피 환자가 누적되는 특징을 고려해 투여 간격을 조절하는 고민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안지영 교수는 "듀피젠트를 투여 받는 환자가 늘어나는 시점에서 3년 이상 안정적으로 사용하는 환자의 투여간격에 조절도 고려해볼만 하다"며 "가령 현재 투여되는 2주 간격을 늘려 4주로 접종하는 것에 대한 논문도 있는 만큼 앞으로 방향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어 안 교수는 "청구액 모니터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만큼 이러한 논의가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계속 투여를 받는 환자의 부담은 줄이고 신규환자에겐 진입장벽을 넓혀 줄 수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22-03-31 05:00:00제약·바이오
초점

아토피 치료제 처방시장 각축전 예고…차기 주인은?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사노피의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가 독주하던 아토피 피부염(이하 아토피) 치료제 시장에 잇따라 경쟁자가 등장하면서 각축전이 예고된다.지난 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JAK 억제제 계열 신약이 적응증을 획득하며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는 상황. 여기에 올해 인터루킨을 표적으로 한 신약이 허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경쟁은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듀피젠트 역시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 추가 임상연구와 누적된 리얼월드데이터(RWD)를 앞세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는 상황.현재로선 듀피젠트만이 유일하게 급여권에 진입한 가운데 JAK 억제제 3종도 아토피 치료제 급여 진입을 노리고 있어 급여 진입 여부가 경쟁의 본격적인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린버크‧시빈코 아토피 시장 노크…레오파마 신약 진입 가시화2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현 시점에서 듀피젠트의 직접적인 경쟁 치료제는 JAK 억제제로 볼 수 있다.류마티스 관절염을 시작으로 자가면역질환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는 JAK 억제제는 일라이 릴리의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가 지난해 5월 아토피 적응증을 확대하며 본격적인 경쟁의 시작을 알렸다.또한 지난 10월 애브비의 린버크(성분명 유파다시티닙)가 적응증을 확대한 뒤 11월에는 화이자의 시빈코(성분명 아브로시티닙)가 아토피피부염 신약으로 시판허가를 획득하며 지난해 JAK 억제제로만 3종류의 아토피 치료제가 시장에 등장하게 됐다.이 중 JAK1을 타깃하는 린버크는 듀피젠트와의 비교임상 결과를 내세우면서 치료효과를 강하게 어필하고 있는 모습이다. 린버크는 3가지 주축 임상에서 16주차에 EASI75 달성율이 60~70%에 달했으며, 위약군은 13~26%에 그쳤다.또한 Heads Up 연구에서 린버크는 EASI75 달성율 71%를 재확인하며 듀피젠트의 61% 대비 우월성을 입증했다. 가려움증에 있어서도 린버크는 1주차부터 31% 감소해 16주까지 유지된 반면 듀피젠트는 9% 감소로 나타나 주요 2차 평가변수에서도 유의한 더 높은 유효성을 입증했다고 어필하고 있다.시빈코 역시 JADE COMPARE 연구에서 듀피젠트와의 1:1 비교를 진행했는데 12주차에 시빈코는 IGA 점수가 0점 또는 1점을 기록한 환자 비율과 EASI75 달성율에서 듀피젠트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다.연구자 평가지표 점수에서도 시빈코 48.4%, 듀피젠트 36.5%로 차이를 보였으며 병변 크기 75% 감소 달성율도 각각 70.3%, 58.1%로 효과적인 경향을 보였다. 다만, 우월성에 대한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진 못했다.강남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이상은 교수는 "듀피젠트가 지금까지 나온 약재 중 안전하고 효과가 좋았음에도 생각보다 반응이 만족스럽지 않은 환자도 분명히 존재했다"며 "이런 경우에 JAK억제제가 더 부가적으로 좋은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기전적인 이점이 분명히 있다"고 밝혔다.올루미언트는 BREEZE-AD 임상에서 16주차에 연구자 전반적 평가지표(IGA) 점수를 2점 이하(0~5점/0점=병변 없는 상태)로 낮춘 비율이 29.8%로, 위약군 9.8% 대비 효과를 입증하면서 AK 억제제 가운데 가장 먼저 유럽과 국내 허가를 획득한 치료제.하지만 올루미언트가 간접비교에서 듀피젠트 대피 효과가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경쟁에서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할지는 아직 미지수인 상태다.다만, 업계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상정된 올루미언트의 급여 가격이 듀피젠트와 비교해 낮은 수준으로 비용면에서 강점을 발휘한다면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안지영 교수는 "JAK억제제가 면역조절제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며 "하지만 급여기준이 듀피젠트와 같아진다면 의미가 떨어질 것으로 보고 향후 급여의 기준에 따라 치료제 선택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한편, 듀피젠트의 또 다른 잠재적 경쟁제품은 레오파마의 애드트랄자(성분명 트랄로키누맙)가 존재한다.앞서 애드트랄자는 EU, 영국, 캐나다,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허가를 받고 지난 해 말 FDA를 통해 5번째 허가를 취득한 상태다.IL-4와 IL-13을 동시에 차단하는 듀피젠트와 달리 IL-13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으며, 국내에도 이르면 상반기 중에는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듀피젠터, 올루미언트, 시빈코, 린버크 제품사진.기존 강자 듀피젠트 적응증 확대 데이터누적 시장지위 다지기아토피 치료제 시장이 춘추전국시대를 예고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듀피젠트의 위치는 공고하다. 우선 환자의 치료제 선택에 가장 큰 요소로 꼽히는 급여 부분이 해결됐기 때문이다.이 같은 이유로 이전에 치료를 포기했던 아토피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계기로 작용해 접근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었다는 게 전문가의 평가.실제로 산정특례 적용으로 듀피젠트는 2021년 상반기에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 청구 현황기준 약 150억원의 청구액을 기록하며 상위 100대 치료제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첫 급여권 진입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는 이러한 수치는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이에 대해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A 임원은 "약물 치료를 위해 비용 부담이 컸던 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게 산정 특례 적용은 매우 중요한 이슈일 수밖에 없다"며 "그간 치료에 어려움을 겪던 환자가 많았기 때문에 청구액에도 이런 부분이 반영됐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조선대병원 피부과 나찬호 교수도 "중증 아토피의 경우 생물학적제제가 나오기 전에는 언제까지 면역 억제제를 써야할 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며 "중증 아토피의 유병률이 높아진 영향도 있겠지만 듀피젠트의 출시가 수면 아래 환자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고 설명했다.또한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듀피젠트 52주 장기 투여 연구 결과의 안정성과 효과를 보이며 임상현장의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는 상태다.연구 결과 EASI 개선율은 88%, EASI 75 개선율은 약 90%로 조사됐다. 또한 가려움증 척도(NRS)도 약 66% 개선됐다. 아울러 환자중심습진평가(POEM) 점수는 67%, 피부 관련 삶의 질은 69%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안지영 교수는 "국내 성인 중증도-중증 아토피 환자에게 듀피젠트를 52주간 장기 투여시 중증도를 평가하는 모든 항목에서 유의한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며 "임상 3상보다 효과가 좋았던 항목도 존재했지만 듀피젠트가 100% 완치 치료제는 아니기 때문에 생활 개선 등의 병용이 작용했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이와 함께 만 6세 이상 소아부터 성인까지 넓은 연령대에 적응증을 받았다는 점도 듀피젠트가 가진 장점 중 하나. 이미 사노피는 지난 3월 듀피젠트의 소아·청소년 아토피피부염 급여 확대를 위해 심평원에 보험 급여 평가를 신청한 상태다.소아‧청소년 중증 아토피피부염(이하 중증 아토피) 환자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급여 적용의 향방에 따라 듀피젠트의 영향력이 더 커질 가능성도 존재한다.이상은 교수는 "이형 면역반응이 소아시기에 억제를 해줘야 할 필요가 있고 듀피젠트가 이런 부분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국내에서는 현재 6~11세 대상으로 치료제가 듀피젠트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소아 영역에서의 강점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자료사진JAK 억제제 우려 여파 FDA 허가 차이 처방 변수될까?한편, JAK억제제 중 린버크와 시빈코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더 늦게 받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두 국가에서 적응증이 달라 일부 혼란이 있는 상황이다.이 같은 결정은 최근 제기된 JAK 억제 기전 약제들의 안전성 문제가 가장 큰 이유.앞서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에 1세대 JAK 억제제인 젤잔즈(성분명 토파시티닙)가 악성 종양 및 혈전증 발생 위험을 보고하면서 FDA가 동일 기전의 차세대 약제들에게도 선제적 조치로 경고 문구 삽입 및 새로운 처방 가이드라인을 적용했기 때문이다.이에 대해 안지영 교수는 "기본적으로 젤잔즈와 환자군이 다르고 아토피 환자의 나이대가 젊고 심혈관계 질환 문제가 적다는 점도 치명적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JAK억제제의 부작용이 나오더라도 임상 현장에서 조절할 수 있는 정도의 문제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끝으로 임상현장 전문가들은 아토피 질환에 치료 옵션(선택지)이 늘어났다는 점에 대해서 긍정적인 시각을 전했다.안지영 교수는 "아토피가 건선과 많이 비교되지만 아토피는 다양한 작용이 있어 듀피젠트로 막을 수 있는 경우가 있다면 JAK억제제가 좋은 옵션이 될 수 있다"며 "치료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약제가 나오는 것은 좋은 현상으로 본다"고 말했다.이상은 교수도 "옵션이 늘어난 만큼 치료제가 들어왔을 때 환자에게 어떤 옵션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컨센선스(합의)도 필요할 것으로 본다"며 "여러 무기를 가진 만큼 어떻게 잘 써야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2022-02-22 11:59:23제약·바이오

"유효성+안전성 확보한 듀피젠트…산정특례 기준 넓혀야"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 "듀피젠트라는 신약이 나오면서 그동안 수면 아래 있던 중증아토피 환자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장기적 관점에서 현재 기준에서 보정된 산정특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중증아토피성피부염(이하 중증아토피) 치료제인 듀피젠트가 올해 산정특례 적용대상에 포함되면서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52주 장기 투여 후향적 분석 결과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얻으며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산정특례 기준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듀피젠트 산정특례 적용이후 중증아토피 환자의 치료 접근성이 확장됐다고 밝혔다. 사노피가 듀피젠트 출시 3년을 맞아 13일 개최한 간담회에서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중증아토피 환자의 치료 환경을 개선을 위해 현재의 산정 특례 기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먼저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안지영 교수는 이 자리에서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듀피젠트 52주 장기 투여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안 교수에 따르면 후향 분석은 지난 2018년 9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습진중증도평가지수(EASI) 점수 16점 이상인 환자 99명에게 듀피젠트 600mg를 투여 후 2주 및 그 이상 간격으로 300mg을 투여한 뒤 전신 요법을 병용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52주간 투여 결과를 후향적으로 분석하자, EASI 개선율은 88%, EASI 75 개선율은 약 90%로 조사됐다. 또한 가려움증 척도(NRS)도 약 66% 개선됐다. 아울러 환자중심습진평가(POEM) 점수는 67%, 피부 관련 삶의 질은 69%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안 교수는 "국내 성인 중증도-중증 아토피 환자에게 듀피젠트를 52주간 장기 투여시 중증도를 평가하는 모든 항목에서 유의한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며 "임상 3상보다 효과가 좋았던 항목도 존재했지만 듀피젠트가 100% 완치 치료제는 아니기 때문에 생활 개선 등의 병용이 작용했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조선대병원 피부과 나찬호 교수 역시 "듀피젠트는 중증을 경증으로 완화한 뒤 이를 길게 유지하는 약제로 봐야 한다"며 "듀피젠트 사용으로 완치를 논하기 보다는 경증 도달 후 치료 전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장기 투여 효과를 토대로 듀피젠트는 임상 현장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올해 1월부터 중증 아토피 피부염에 산정특례가 적용되면서 환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진 것도 한 몫 했다는 평가. 실제로 산정특례 적용으로 듀피젠트는 올해 상반기에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 청구 현황기준 약 150억원의 청구액을 기록하며 상위 100대 치료제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첫 급여권 진입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는 이러한 수치는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 교수는 "중증 아토피의 경우 생물학적제제가 나오기 전에는 언제까지 면역 억제제를 써야할 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며 "중증 아토피의 유병률이 높아진 영향도 있겠지만 듀피젠트의 출시가 수면 아래 환자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듀피젠트 제품사진. 다만, 듀피젠트가 산정 특례 적용에도 불구하고 아토피 질환의 특수성을 모두 담지 못하고 있다는 게 두 교수의 설명. 장기적으로는 학회와 논의를 통해 객관적 지표 외 의료진 판단 하에 주관적 요소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안 교수는 "미국의 경우 환자의 상황에 따라 1달에 한번 혹은 1주의 한번 등 투여 간격이 자유롭다"며 "국내의 경우 아직 데이터가 부족하지만 환자의 상태에 따라 투여 간격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며 산정특례 역시 진입 장벽을 낮추는 고민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나 교수는 "아토피의 산정 특례를 위한 객관적 지표인 혈액학적 예후나 효과로 모든 것을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며 "가령 피부염은 없지만 잠을 못자거나 노출되는 국소부위에 심한 환자 등 주관적으로 삶의 질의 영향을 미치는 경우 보험의 문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2021-12-13 17:50:12제약·바이오

ESD에 복강경을 더했다…새로운 하이브리드 수술 나오나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초기 위암의 수술법으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는 내시경적 점막하절제술(ESD)에 복강경의 기능을 더한 수술법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삼성서울병원 교수진이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며 임상 적용을 앞두고 있기 때문. 본격적인 하이브리드 수술이 진행되는 셈이다. 삼성서울병원 손태성 위암센터장은 22일 "최소침습이 각광받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새로운 하이브리드 수술법을 개발중에 있다"며 "조만간 임상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수술법은 수술 흉터가 없는 ESD의 장점에 복강경의 기능을 더한 방식이다. 현재 점막층에만 국한돼 크기가 극히 작은 위암은 ESD를 통해 절제하는 방식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내시경을 통해 암 조직을 절제할 수 있어 흉터가 없고 수술 후 바로 일상에 복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막층 이상으로 암이 번지거나 다발성 암의 경우 ESD로는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럴 경우 활용하는 것이 복강경 위 절제술. 복부에 1cm 미만의 작은 구멍을 뚫고 카메라와 나이프를 삽입한 뒤 3~4cm의 구멍을 통해 잘라낸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법이다. 복강경 위 절제술은 현재까지 진행성 초기 위암을 치료하는 최소침습수술로 각광받았지만 작으나마 수술 자국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 삼성서울병원 손태성 위암센터장 아무리 최소침습이라 해도 두개 이상의 구멍을 뚫어야 하기 때문이다. 새롭게 개발중인 수술법은 이러한 단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ESD에 복강경 기능을 추가해 진행성 위암을 ESD 방식으로 치료하는 방식인 셈이다. 이를 위해 삼성서울병원은 이준호, 안지영 교수팀이 지속적으로 수술법을 연구하며 임상 적용을 앞두고 있다. 손 센터장은 "이 수술법이 임상에 적용되면 사실상 무흉터 수술 시대가 열리는 것"이라며 "위암 수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할 산도 많다. 우선 이를 구현하기 위한 기기가 자리를 잡아야 하고 수술법이 과거 방식에 비해 효율적인지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 손 센터장은 "최소침습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가 얼마나 불편없이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가 하는 점"이라며 "그러한 면에서 면밀한 검증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2015-12-23 05:15:49병·의원

"금녀의 벽은 스스로의 족쇄…두려워 말고 메스 잡아라"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2006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위암을 전공하겠다고 나선 여의사가 있었다. 모두가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말릴 때 그는 당당히 수술방에 발을 들여 놓았다. 그로부터 몇년 뒤 그는 유수한 경쟁자를 물리치고 위암의 대가 노성훈 교수의 수제자가 됐고 나아가 삼성서울병원 교수로 부임하며 자신의 길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사연의 주인공은 바로 삼성서울병원 위암센터 안지영 교수. 국내에서 처음으로 위암을 전공한 여의사이자 국내 첫 위암 분야 여교수다. "모두가 말렸던 위암 분야…하지만 꿋꿋히 걸어가니 길이 찾아왔다" 그렇게 한국 의료계에 새 역사를 써온 그이기에 궁금한 점이 많았다. 먼저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가게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기대했지만 대답은 간결했다. "하고 싶었으니까요.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 더 이유가 필요한가요?" 실제로 그는 의대 시절부터 외과의사. 즉 서전을 꿈꿔왔다. 그렇기에 전공의 선택할때도 그의 앞에는 두개의 선택지만이 있었다. 외과와 흉부외과다. "환자와 가족 모두가 어두운 얼굴로 병원에 들어와 내가 메스를 대고 나면 웃으며 다시 행복해하는 모습이 좋았어요. 단순히 여자라는 이유로 그 행복을 포기할 수는 없었죠." 하지만 주위의 시선은 그의 이러한 의지와는 관계없이 흘러갔다. 동기들은 물론이고 선후배 전공의들, 외과 교수들은 물론 다른 과목 교수들까지 모두가 만류했다. 서로 다른 말을 꺼내놓아도 결론은 같았다. 여성이 무슨 위암 수술을 하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전국을 수소문해봐도 위암 수술을 하는 여의사는 단 한명도 없었다. 그렇기에 그 또한 고민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특히 수술방이 가득 찰 만큼 엄청난 출혈을 본 순간에는 어지러움을 느껴 수술방을 뛰쳐 나가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그 모든 것도 그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길이 없다면 만들자고 생각했다. 이유가 오로지 여자이기 때문이라면 그 이유를 생각하지 못할 만큼 실력을 쌓겠다고 다짐했다. 수술의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연구에 올인하겠다는 생각을 한 것도 같은 시기다. 그러한 그의 의지에 하늘이 화답한 것일까.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그의 논문에 흥미를 느낀 위암의 대가 세브란스암병원 노성훈 원장이 그에게 손을 내민 것이다. "제 논문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셨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대가의 밑에서 일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어요. 그 덕에 너무나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죠." 그렇게 수술방에 입성한 이후 그는 두각을 나타내며 자신의 실력을 쌓아나가기 시작했다. 특히 섬세함을 바탕으로 로봇수술에서 그는 자신의 빛을 발했다. 하지만 시련도 함께 찾아왔다. 실력은 인정받았지만 사회적 편견은 여전했기 때문이다. 환자들은 젊은 여의사에게 쉽게 마음을 열어주지 않았다. "환자들이 진료실에 들어오면 여의사. 특히 나이어린 여의사가 앉아 있는 것에 많이 불편해 하셨어요. 심지어 나이를 묻는 분들도 많았구요. 하지만 지금은 그 환자들이 가족에 친지까지 모두 모시고 와요. 이제 신뢰가 쌓인거죠." 환자들이 늘어가고 실력이 점점 더 좋아지면서 안 교수는 스타 의사가 됐다. 학회에서도 사실상 유일한 여교수다 보니 더 주목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삼성서울병원이 그녀를 영입한 것도 같은 이유다. 드문 여교수인데다 수술 실력은 물론 로봇수술까지 삼박자를 갖춘 그를 삼성서울병원은 주목했고 삼고초려 끝에 영입에 성공했다. 그는 삼성서울병원에서 또 다른 시작을 준비중이다. 아직 로봇수술이 활성화되지 않은 만큼 이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그의 목표다. 또한 급격하게 늘고 있는 여의사들의 멘토도 그의 몫이다. 그들이 따뜻하고 실력있는 의사가 될 수 있도록 자신의 모든 것을 쏟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함께 일하는 펠로우 4명 중 3명이 여의사에요. 그들이 특유의 섬세함으로 실력있는 외과의사가 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교수는 그런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니까요." "금녀의 벽은 스스로 만드는 것…두려워 말고 자신의 길을 가라" 이렇게 성공한 여의사로 이름을 날리면서 그는 이제 여의사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그만큼 그에게 진로를 묻고 상당하는 후배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인턴부터 전공의, 심지어 의과대학 학생들까지 상담을 많이 해오는게 사실이에요. 고민은 많지만 줄기는 하나죠. 여의사인데 서전을 해도 되겠느냐는 거에요." 그러한 질문에 그가 답하는 말도 한가지다.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것이다. 그것만이 의사가 된 보람을 느낄수 있다는 조언도 잊지 않는다. "사실 진료과목의 흥망성쇄가 있기는 하지만 그걸 어떻게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나요. 그러한 생각으로 진로를 결정하면 상실감만 생길 뿐이에요. 내가 하고 싶은걸 하면 자연스레 길이 열릴 거라고 믿습니다." 특히 그는 오랜 시간 쌓여온 외과의 이미지가 아쉽다고 말한다. 남성적이고 힘든 일이라는 인식이 여의사들의 진입을 더욱 막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렇기에 그는 이러한 인식을 바꾸는데도 노력하고 있다. 여성의 섬세함이 실력이 될 수 있는 분야이니 만큼 자신있게 발을 들여놓는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모델을 보여주고 싶은 것도 같은 이유다. 더욱이 '여풍'이라고 불릴만큼 여의사들이 많아지고 있는 시점에 이러한 편견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고 그는 힘주어 말한다. "배출되는 의사의 절반은 이제 여의사에요. 이제 의사라면 성별을 떼어놓고 얘기할 수 있는 시점이 왔다는 거죠. 실력과 열정, 환자를 위하는 마음만 있으면 여의사들이 진출하지 못할 분야는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 또한 여성이기에 지금의 환경에 아쉬운 부분은 있다. 여성으로서 대우나 특혜를 바라지는 않지만 특수성은 인정하는 분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결혼이나 출산, 육아 등의 문제를 단지 '여성'이라는 틀로만 보지 말고 '가족'이라는 프레임으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반문. "수련을 받을때 병원의 거의 모든 외과계열 여의사들이 유산 경험이 있다는 것을 알고 너무나 놀란 적이 있어요. 임산부를 배려하는 것을 여의사에 대한 특권으로 볼 수 있을까요? 그것은 사회적 안전망이라고 생각해요." 그가 세브란스병원 재직 시절 노성훈 원장을 찾아가 임신한 여의사를 위해 수술방에 간이 휴게실 마련을 요구한 것도 이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남자 의사들은 1인 1사물함을 주고 여의사에게는 간호사와 사물함을 같이 쓰게 하는 부분도 바로잡았다. 상식적인 방안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그렇게 그는 자신이 정한 길을 한걸음씩 걸어가며 국내 첫 위암 분야 여의사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런 그의 길을 이제는 후배들이 또 한걸음씩 따라가며 길을 다지는 중이다. "의사는 실력이 전부에요. 실력앞에 성별은 무의미하죠. 그만큼 후배들이 자신을 믿고 꿋꿋히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자연스레 자신의 길이 열리고 보람이 찾아올꺼라고 믿어요. 환자들은 남성이냐 여성이냐보다 얼마나 자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고 잘 치료해주는 '의사'를 원하니까요."
2015-11-04 05:13:07병·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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